현장에서 만난 마늘 농업과 육쪽마늘의 미래
🌊 현장을 찾은 이유
8월 마지막 주, 태안군 가의도 섬 특성화사업 현장관리단은 충남 서산·태안 일대의 마늘 산업 현장을 탐방하고 마늘가공, 유통 분야에 종사하는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 자문을 구했습니다. 이번 일정의 목적은 우리나라 마늘 농업과 유통의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육쪽마늘 종자의 전망과 가의도 마늘의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었어요.
마늘은 크게 한지형(육쪽마늘)과 난지형(대서·남도마늘 등)으로 나뉘는데요. 한지형은 저장성이 뛰어나지만 노동력이 많이 들고 가격 경쟁력이 약한 반면, 난지형은 대규모 재배에 유리해 최근 급격히 확산되고 있답니다. 여기에 수입 마늘, 특히 스페인산 대형 마늘이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국내 시장은 더욱 복잡해졌다고 해요.
이런 배경에서 가의도의 육쪽마늘은 어떤 길을 모색해야 할까요?
🏭 부석농협 마늘생강가공공장에서 본 현실
서산 부석농협 마늘생강가공공장 한관우 공장장은 “충청의 마늘 산업은 브랜드 경쟁에서 경상도에 뒤처졌다”고 말했습니다.
의성과 창녕은 지자체와 농협, 국회의원까지 한데 모여 대규모 종자사업과 브랜드화를 추진한 반면, 충청 지역은 개별 농가 수매와 보조금 지급에 그쳐 종자 관리와 마케팅에서 뒤처졌다는 지적이었죠.
특히 깐마늘 유통은 대형 식당과 가공업체 수요가 집중된 시장인데, 여기서 충남 마늘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해요. 소비자 취향도 변했고요. 과거에는 매운맛과 강한 향을 선호했지만, 이제는 순하고 향만 은은한 마늘을 찾기 때문이에요. 결과적으로 충남 육쪽마늘은 “좋은 종자를 가지고도 시장성을 잃어버린 상황”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서산태안지역 마늘 수매후 부석농협 마늘생강가공공장에서 생산되는 깐마늘
부석농협의 마늘생강가공공장은 자동화 설비(쪽 분리, 탈피, 세척, 선별, 포장 등)와 저온저장시설을 잘 갖추고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품질을 가진 충청도 마늘이 스스로 브랜드를 못 세워 타 지역 브랜드만큼의 시장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 뼈아프게 다가왔습니다.
👨🌾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는 김정규 자연건강영농조합
다음으로 찾은 곳은 흑마늘 가공업체 김정규자연건강영농조합.
김정규 대표님은 공무원 생활을 접고 귀향해, 작은 공장에서 숙식하며 사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쿠팡·우체국쇼핑·공영쇼핑 같은 온라인 유통망을 뚫으며 판로를 개척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제품인만큼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품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셨다고 해요. 특히 at농수산식품교육원의 모든 교육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들었을만큼 교육에 진심이었다고 하죠. 배운 것을 다 잘 할 수는 없지만 시장의 흐름과 새로운 트렌드를 알기 위해서는 무조건 교육을 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제품에 자신의 이름을 걸 수 있을만큼 좋은 품질과 신뢰를 강조하신 김정규 대표님
김정규 대표님은 흑마늘은 일반 마늘에 비해서는 확실히 부가가치가 높지만, 현재 시장에서의 신뢰도와 소비는 예전같지 않다고 해요. 하지만 가의도 마늘은 가의도만이 가진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낸다면, 방문객 대상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도전해볼만하다고 조언하셨어요.
흑마늘을 만들어보기 위한 테스트도 대단한 자동화 설비를 통해 하려고 하기 보다는, 밥솥을 활용해서 일단 한 번 만들어보라고 추천해주셨는데요. 단순히 원물을 팔기보다, 가공과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결합해야 가의도의 마늘 산업도 지속될 수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태부유통에서 들은 ‘육쪽 종자’의 가치
김종호 대표님은 17년간 전국을 돌며 토종 조생종 육쪽마늘 종자를 찾아다니셨다고 해요. 현재 시중의 ‘육쪽마늘’ 상당수는 사실상 중·만생종이 섞여 변형된 형태라고 지적하셨어요.
정확히 여섯 쪽이 나오는 순수 토종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죠.
육쪽마늘 종자 보존과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김종호 대표님
김종호 대표님이 충북 단양의 한 농가에서 어렵게 찾으셨다는 육쪽마늘 조생종
일반적으로 마늘이 수확되는 6월이 지나면, 육쪽마늘을 찾는 개인 소비자들이 많다고 해요. 김종호 대표님은 여기에서 육쪽마늘 종자의 잠재력을 확인하셨다고 하는데요.
“조생종 육쪽마늘은 5월 말~6월 초 장마철 이전에 수확할 수 있어 저장성과 맛에서 차별성이 있다”며, 희소성과 프리미엄 시장성을 특히 강조하셨는데요. 육쪽마늘이 살길은 육쪽마늘 종자의 순수성을 회복시키고, “토종·프리미엄 가치”를 내세워 선물용, 건강식품, 소포장 시장에서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전략이라는 중요한 조언을 들려주셨습니다.
🔬 마늘연구회의 실험과 제안
태안군 마늘연구회 손병배 회장님은 충남농업기술원 품목연합회에서 농업기술 명인으로 선정된 분이에요. 마늘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마늘농업을 지속하며 인산가를 통해 유황마늘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한 장본인이기도 하죠. 2년간 인산가에 태안유황마늘의 잠재력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판로를 개척한 것은 가의도에도 큰 시사점을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마늘연구회는 정부의 지원없이 주민들의 힘으로 마늘가공사업에 진출했었다고 해요. 주민 출자를 통해 마늘가공공장을 설립하고 마늘조청, 마늘장아찌, 마늘고추장을 개발하고 판매한 경험은 가의도의 마을소득사업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꼭 경청해야 할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마늘연구회의 역사와 다양한 도전을 들려주는 손병배 회장
손병배 회장님은 “태안 지역 마늘 농가가 줄고 있고, 앞으로 5~6년 후면 수입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하셨는데요. 고령화율이 높은 가의도 역시 지속적인 마늘 농업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인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기에 결코 흘려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답니다.
마지막으로 마늘연구회에서 수년간 진행한 마늘 캐기 체험에 대해 들려주시면서, 농업뿐만 아니라 “가의도도 마늘 캐기 체험, 마늘 축제 같은 SW사업을 활용하면 주민소득과 관광을 동시에 살릴 수 있다”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주민들의 농어업과 관광을 연결하는 고리가 아무 것도 없는 가의도에서는 깊이 새겨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 가의도 육쪽마늘의 잠재력과 방향
가의도 현장관리단은 이번 현장탐방에서 “좋은 종자가 있어도, 제대로 된 전략이 없으면 시장을 잃는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농가 고령화, 대서마늘·수입산과의 가격 경쟁력 부족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많고요.
올 가을 파종을 앞둔 가의도 육쪽마늘 종자
하지만 가의도가 지닌 여러 가능성과 잠재력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태안해양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천혜의 자연환경, 해풍이 만든 부드러운 마늘맛, 높은 지방과 칼슘 함량, 긴 저장성 등은 다른 시중 마늘에 비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요소입니다.
이번 탐방과 컨설팅을 통해 가의도 마늘의 핵심사업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종자 보존과 개량: 토종 육쪽마늘종자의 순수성을 지키고 체계적으로 관리
브랜드화 및 가공: 흑마늘, 장아찌, 건강식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체험·관광 연계: 마늘 캐기 체험, 마늘 축제를 통한 6차 산업화
🔑 종자 보존, 브랜딩, 체험 연계라는 삼각 전략을 고려하여 올해 마을발전계획을 다듬고, 핵심사업의 방향을 도출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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