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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이야기
2025.05.30 09:32

삶의 재배치, 고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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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재배치, 고흥에서

 

어촌신활력증진사업 지죽도-죽도 어촌앵커조직

활동가 정희영

경계를 오가는 생활을 두 달째 하고 있다. 서울과 고흥. 고흥 안에서도 읍과 섬 사이.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는 지금 전라남도 고흥에서, 그것도 섬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살고 있다. 섬으로 향하되 머무는 곳은 읍내, 마치 도시에 기대고 있으면서도 섬의 시간에 몸을 담그는 모순된 자리에 서 있다. 고흥은 낯선 곳이지만, 어느 날 저녁 연홍도의 노을을 본 순간 마음속에 한 자리를 차지했던 그 고흥이다. 그 기억을 끌어안고 지금은 또 다른 섬, 지죽도와 죽도에서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이라는 이름의 정책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3년간은 강북구 한신대에서 지역혁신을 실험했지만, 올해 3월 10일, 방향을 완전히 틀어 이곳 고흥으로 왔다.도시의 맥박에서 물러나 섬과 바다, 그리고 사람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기 위한 선택이었다. 48일 동안 6번의 주말을 서울과 고흥 사이를 오갔고, 그 시간만 60시간이 넘는다. 주말마다 4살, 6살 아이들과 아내를 두고 떠나며 주말부부 생활이 시작됐다.​

포두면의 임시숙소에서 30일을 지내며, 매일 밤 가족과 페이스타임을 할 때마다 내가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임을 새삼 확인했다. 포두면의 아침은 생동감이 있었지만, 밤은 싸늘하고 무서웠다. 정말 칠흑 같았다. 그 어둠 속에서 가장 빛났던 건 가족의 존재였다.

​지금은 읍으로 옮겨 지내고 있다. 어린이집이 앞에 있고, 중학교가 뒤에 있는 구도심 교육지구다. 90년대 지어진 건물들과 익숙한 교육환경은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공간을 어떻게 나답게 바꿔내느냐다. 임시숙소에서 넘겨받은 가구들을 이사온 집의 것들과 조화롭게 놓았다.

읍으로 이사한 안방

​​

마음에 안 들던 커튼은 뒤집어 달았고, 냉장고는 화장실을 가리는 파티션이 되었다. 행거는 작은 방으로 옮겨 옷방 겸 게스트룸으로 만들었다.

화장실 시트지는 조금 벗겨 하늘이 보이게 만들었고, 몽골에서 가져온 그림과 하닥은 거실 벽 한가운데에 붙였다.

 

 

거실 중앙 몽골 하닥, 초원 양모 그림, 식탁의 한 장 연력

 

스승 강준혁 선생님의 글귀와 섬활동 중인 제자 정희영

서재 옆 책상 위에는 언제나 강준혁 스승님의 『기획자의 길』을 놓아두고 다시 생각한다.

​​

나는 여전히 스승님들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살고 싶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것이 있다.

10시간이라는 장거리 이동에서 오는 피로, 어촌 남성 중심 문화에 대한 낯섦, 그리고 이제 막 40대에 들어선 나의 생애 궤적들.

 

서울에서만 자라 탈서울의 첫 점을 고흥에서 찍고 있다.

마흔살의 첫 자취.고흥의 정안녕 정거장.

여기서 나는 삶을 다시 구성하고,

다시 기획하고,

다시 살아내는 중이다.

기획자의 길

강 준 혁 (문화기획가)

▪ 예술을 사랑하라. 그리고 예술가를 존중하고 아껴라.

▪ 자신의 기획이 예술을 훼손시키고 예술가를 소모시키는 일이 되지 않게 하라.

▪ 기획하고자 하는 일을 완벽히 이해하고 가치를 인식하라. 모든 손실은 분명하지 않은 의도에서 비롯된다

 

▪ 기획함에 있어 사회와 나라, 그리고 세계에 이익이 되게 하라. 이를 버릴 때부터 길은 비뚤어지게 마련이다.

▪ 기획함으로 이름을 빛내려 하지 마라. 진정한 명예란 결코 쫓는 사람에게 붙들리지 않는다.

▪ 자신의 발전을 항상 꾀하라. 그러나 지식에 빠지지는 마라.

지식이 부족하면 보충하되 과잉하거든 신중하라.

▪ 앞서가는 예술가를 가까이 하라. 그러나 무모한 예술가는 멀리하라. 앞서감과 무모함이 백지 한 장 차이임을 항시 기억하라.

▪ 대중과 목마름을 같이 하라. 대중의 취향을 탓함은 대체로 질적인 면에서의 결함이나 홍보의 실패를 감추려는 짓이다.

▪ 과정을 완벽하게 하라. 실제가 완벽해 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 남이 할 일을 자기가 하려 하지 마라.

▪ 매스 미디어를 매수하려 하지 마라. 그보다 항상 매스컴을 돕는 마음을 가져라.

▪ 비평가에게 아부하거나 또는 그들을 매수하려 하지 마라.

이에 넘어가는 비평가의 글은 결코 참되지 않기 때문이다.

198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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